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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거리

금태섭 - 확신의 함정

동화 속 이야기처럼 선과 악이 분명하지 않고,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명확하게 말하기 어려운 복잡한 현실에서, 선입견은 우리가 잘못된 판단을 하게하는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게 한다. 이 책은 법률가인 글쓴이가 자신의 전문 분야인 법과 재판이라는 틀에서 한마디로 정답을 말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다룬다. 그러면서 어떠한 정답이 있다고 믿고, 때로는 그 정답에 어떠한 의구심을 나타내는 것조차도 용납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사형존폐론, 성매매, 체벌, 종교, 과학, 테러범, 독재자 등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들을 보면서 널리 퍼져있는 상식으로만 판단할 수 없는 일들도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 연구조차도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다른 의견을 무시하는 집단은 얼마든지 엉뚱하고, 잘못된 길로 갈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상황을 보면,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이 모두 주권을 가지고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왜 중요한지 알겠다.

나는 판단을 그르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은 선입견,오만, 그리고 불성실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7년간 보호감호를 받게 하는 것은 나쁜 것이라는 선입견, 척 보면 사건의 전말을 안다는 오만, 그리고 당연히 확인해야 할 내용을 확인하지 않은 게으름이 판단착오를 불러온 것이다.

잘못된 판단을 한 글쓴이의 경험을 회고한 것인데, 선입견과 오만이 합쳐져서 당연한 일을 하지 않게 되었다는 말이 와닿는다. 겸손하지 않으면, 부지런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저런 함정에 빠질 수 있다.

"다 너희 잘 되라고 때리는 거란다"라는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느꼈던 모순에 대해서 언젠가는 납득할 만한 설명을 들었으면 했다.

후기에 나오는 글쓴이의 말인데, 비슷한 생각을 해봤던 터라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그런 경험들을 거쳐온 나는 무얼 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확신의 함정

저자
금태섭 지음
출판사
한겨레출판사 | 2011-06-28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금태섭 변호사의 딜레마에 빠진 법과 정의 이야기[현직 검사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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